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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36)] 바이칼 호수 재래시장에서 오물(омуль) 맛보기

국외여행/러시아 Russia

by 청년여행 2024. 4. 7.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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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 호수를 오랫동안 구경을 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을 했다.
이왕 바이칼 호수를 찾았으니,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을 찾아 먹어 보고 싶었다.
 
바이칼 호수에서만 산다는 생선, 오물(омуль),
오물 생선 맛을 한 번 보고 싶었다.
 
이름이 오물이라 한국 사람들에게는 조금 이질감이 생길지 모르겠으나
후기를 보니 생선 맛이 훌륭하다는 후기가 많았다.
 

 
리스트비얀카(리스트뱐카) 재래시장이 근처에 있다고 해서
걸어서 시장으로 이동을 했다.
 
가는 길에 바이칼 물범(Baikal Seal) 쇼를 하는 수족관, 네르피나리움을 만났다.
바이칼 물범은 네르파(Nerpa)라고도 한다.
바이칼 물범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는 했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서 이번에 만나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이 좁은 수족관에서 쇼를 하는 물범이 조금 가여워 보이기도 했다.
 

 
러시아에는 올드카가 참 많이 보였다.
자동차를 과시용으로도 사용하는 한국과는 별도로,
러시아에서는 이동수단으로 자동차를 다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니 범퍼가 조금 망가지거나 스크레치가 있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마야크(마약)호텔 근처에 리스트비얀카 재래시장이 있다.
바이칼 호수에서 잡은 생선을 사고 맛볼 수 있는 전통시장이다.
 
이곳에서 오물을 맛보기로 했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다.
시장 상인들도 이제 막 가게를 오픈한 모습이었고, 아직 오픈을 준비 중인 가게도 많이 있었다.
규모가 작지 않아서 여기저기 둘러보며 리스트비얀카와 바이칼 호수의 모습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었다.
 

 
생선을 파는 시장이었지만
신선한 과일과 수공예품도 같이 판매하고 있었다.
이곳 현지인을 위한 시장과 관광객을 위한 시장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은 생선 종류였다.
정확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생선이 오물(омуль)처럼 보였다.
 
'오물'은 연어과에 속한다고 한다.
주로 숯불에 굽거나 훈제를 해서 먹는다고 하고,
소금을 많이 뿌린 후 말려서 오래 저장해 두고 먹기도 한다고 한다.
 
이곳의 명물이다 보니 정말 많은 가게에서 오물을 판매하고 있었다.
시장 입구에는 직접 '오물'을 구워서 먹을 수 있는 식당도 있었다.
 

 
식당 입구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입구에서 숯불을 피워서 고기를 계속 굽고 있었고,
한쪽에서는 넓은 프라이팬 위로 볶음밥을 볶고 있기도 했다.
 
나는 오물 생선 한 마리볶음밥 1인분,
그리고 혹시나 오물이 나 입에 맞지 않을까 봐 돼지고기 1인분을 주문하고는 식당 안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식당 안에는 테이블과, 한쪽에서 음료를 판매하는 작은 카운터가 있었다.
 

 
오물 생선은 초록봉지에 넣어주셨다.
볶음밥과 돼지고기구이도 1회용 포장용기에 담아 주셨는데
그래도 안에서 먹고 가도 된다고 해서 모두 다 먹고 가기로 했다.
 

 
오물 생선 구이를 자세히 관찰했다.
생긴 것은 고등어 같기도 하고 송어 같아 보이기도 했다.
연어과라고 하니, 송어에 조금 더 가까워 보였다.
 
숯불이 있어서 직화로 구워주시는 줄 알았는데,
겉을 보니 팬에 구워서 내어 주셨는데, 생물이 아니라 훈제로 말린 생선을 구워주셔서
겉이 조금 딱딱하지만 무르게 구워진 생선구이었다.
 

 
오물 맛은 꽁치와 비슷한 맛이 났다.
그런데 소금 간이 되어 있지 않아서 밥반찬으로 먹기에는 조금 아쉬웠다.
이 나라 사람들은 오물을 밥반찬보다는 한 끼 식사로 먹다 보니 간을 조금 약하게 하는 것 같았다.
 
소금 간이 약하다 보니 내게는 조금 비릿한 맛이 났는데
한 번 맛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맛이었다.
 
그래도 살점 하나 남기지 않고 모두 다 발라 먹었다.
 

 
한 끼 식사를 하고 보니 배도 부르고,
그제야 식당 밖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바이칼 호수 바로 앞쪽에서 호수 풍경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멋진 식당이었다.
 
바이칼을 창 밖에 두고 바이칼 호수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으니
정말 여행을 온 기분이 들었다.
 

 
바이칼 호수에서 이르쿠르츠로 돌아가는 버스는 오후 1시에 있었다.
점심을 먹고도 시간이 조금 남아서 호수 풍경으로 차를 한잔 마시기로 했다.
 
나는 처음 버스를 내렸던 마야크 호텔 근처로 돌아가서 카페가 있는지 찾아보기로 했다.
 

 
호텔 근처에 카페가 하나 있었다.
더군다나 뒤편 테라스로 호수를 바로 바라보고 있어서 커피를 마시기 좋은 카페 같아 보였다.
 

 
혼자인데 테라스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지 물으니,
흔쾌히 가능하다고 얘기했다.
 
점심시간이 다가왔지만 손님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더 여유롭게 커피를 마실 수 있을 것 같았다.
 

 
러시아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양이 적은 아메리카노가 나왔지만
분위기가 좋아서 커피 양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천천히 커피를 마시며 풍경을 구경했다.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참 많이 선선했다.
 

 
핸드폰을 충전하고, 버스티켓을 꺼내 시간을 다시 확인했다.
버스를 놓치면 이르쿠츠크로 가는 차편을 구하지 못할지도 모르고, 그러면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도 놓칠 수도 있다.
시간에 늦지 않도록 중간중간 시간을 체크해야 했다.
 
그리고 늦지 않게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을 했다.
 

 
내가 앉았던 카페 테라스의 모습, 카페를 벗어나면서 사진을 찍었다.
점심식사 이후에 여유롭게 담소를 나누는 리스트비얀카 사람들이었다.
 

 
바이칼 호수의 모습도 마지막으로 사진으로 남겼다.
어렵게 찾은 바이칼이었는데, 또 언제 올 수 있을까
 

 
끝까지 날씨도 바람도 너무 만족스러웠다.
이 풍경, 이 모습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았다.
 

 
15분 전에 버스 정류장에 갔더니 버스가 먼저 와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와중에 버스가 현대의 미니버스여서 더 반가웠다.
 
오후 1시, 리스트비얀카에서 이르쿠츠크로 가는 524번 버스였다.
 

 
내가 가장 먼저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창가에 앉아서 버스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체구가 작은 나도 레그룸이 거의 없는 빡빡한 미니버스였는데,
이곳 사람들은 괜찮을까 싶었다.
 

 
버스기사 아저씨가 입구에서 손님을 일일이 확인하고 짐을 차 뒤편으로 싣고 있었다.
버스 요금이 133루블(약 2,000원)이었는데, 캐리어와 같은 큰 짐이 있는 경우에는 10루블(약 150원)을 더 지불해야 했다.
무릎 위에 놓는 짐은 추가 요금이 없었다.
 

 
그렇게 정시에 버스가 바이칼 호수를 출발했다.
창 밖으로 보이는 호수의 모습이 아쉬워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데
하늘에서 구름 사이로 햇볕이 길게 내려 호수 위를 비추고 있었다.
 
이제 이 아쉬운 풍경을 뒤로 두고
정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다.
 
2019.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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