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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아랑각과 대나무숲

민속놀이/밀양 密陽

by 청년여행 2023. 6. 26.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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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영남루 뒷마당으로 산책로가 이어져 있는데
사명대사 동상으로 언덕길을 오르거나
우측에 있는 나지막한 오르막길을 따라 무봉사라는 절에 갈 수도 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난 내리막길을 걸어가면
영남루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아랑각으로 갈 수도 있다.
 
아랑각은 밀양 영남루 근처에 있는 누각인데,
아랑의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고 정절을 기리기 위해 영남루 아래 아랑의 시신이 떨어졌다는 대밭에 사당을 짓고
해마다 음력 4월 16일에 제사를 지내고 있다.
 
[민속놀이/밀양 密陽] - 밀양의 아랑(阿娘) 설화, 전설, 혹은 이야기

밀양의 아랑(阿娘) 설화, 전설, 혹은 이야기

아랑 阿娘 밀양은 밀양 아리랑으로 유명한데, 아랑(阿娘)은 밀양 아리랑 가사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이다. 아랑이의 본명은 윤정옥(尹貞玉)인데 한양에서 부임한 밀양 부사(府使)의 딸이며, 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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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루에서 밀양강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지는데,
밀양강까지 내려가기 전에 우측으로 아랑각을 만날 수가 있다.
 
시선 아래로 유유히 밀양강이 흐르고,
반듯하게 정리된 계단 길 좌우로 대나무 숲과 녹음이 우거진 나뭇가지가 어울려 멋을 더해주고 있었다.
 

잠시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저기 멀리 영남루의 누각이 보이는 길인데, 가까운 쪽의 아랑각 누각이 겹쳐져 보이기도 했다.
밀양강의 강변을 따라 걷다가도 아랑각으로 갈 수도 있고,
이렇게 영남루를 구경하고 뒤편에 마련된 계단길을 따라 밀양강변으로 갈 수도 있었다.
 

데크길은 최근에 보수를 해서 그런지, 깨끗했고 튼튼했다. 
일요일 오후였지만 아랑각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아 여유롭게 아랑각을 둘러볼 수 있었다.
 

아랑각 현판이 참 오래되어 보였다.
느낌 있는 현판을 보니, 전설의 고향 이야기 속으로 갑자기 훅 들어온 것 같았다.
 
곰곰이 기억을 돌이켜 보는데,
어릴적 사촌 누나들과 찾았던 아랑각의 모습이 어떠했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계단을 올라 정문을 지나 아랑각 안으로 들어섰는데,
다시 약간의 오르막 계단길이 나타났다.
 
누각 주변이 넓지는 않았지만,
이곳에 아랑의 시신이 있었다는 것과 누각이 그녀를 위로하기 위한 공간인 것을 감안하면
좁기보다는 아늑하다는 느낌이 드는 누각이었다.
 

아랑각 담벼락으로 외부로 통하는 길이 이어져 있었지만
영남루 쪽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누각 주변을 둘러보기 위한 공간으로 이어지는 출입문이었다.
 

누각은 관리가 잘 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처마 아래 있는 한옥 문양들이 선명하게 색을 들어내고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아랑각은 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랑이가 다시 화를 낼지도 모른다.

신발을 벋고 아랑각 안으로 들어가 봤다.
누각 가운데 아랑이의 영정이 있었고, 좌우로는 아랑이의 전설과 관련된 내용의 삽화가 그려져 있었다.
 

아랑의 보모
말 그대로 아랑이를 지키고 보호했어야 했는데, 아랑의 보모는 그렇지 않았었다.
관노와 짜고, 아랑이가 해를 입도록 관노를 도왔다.
 
아랑이가 한(恨)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아랑이는 밀양 부사의 딸로 절세가인(絕世佳人)이었다고 한다.
실제 아랑이의 모습을 그린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영정 속의 아랑은 지금 봐도 참 미인이신 것 같다.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왠지 엄청 지적고 강단이 있으셨을 것 같다.
그렇게 나비가 된 아랑이는 억울한 원한을 풀고
밀양 아리랑의 가사에도 등장하면서 후세에 길이길이 기억되고 불리어지게 되었다.
 

누각에 서서 밀양강변을 바라봤다.
경사가 있어서 그런지, 밀양강의 풍경이 넓고 이쁘게 다가왔다.
 

누각 옆으로 대나무 밭이 길게 펼쳐져 있었다.
아랑이는 이곳에서 자신의 죽음에 대한 억울함을 풀어줄 사또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마리 나비가 되어 찾았을 대나무 숲을 생각하니 아랑이가 참 많이 가여워졌다.
 
내 맘과는 다르게,
늦봄의 선선한 바람이 대나무 밭을 지나면서 시원한 소리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바람 소리와 어울리는 풍경 소리가 내 발걸음을 붙잡고 시간을 내어 잠시 쉬어가라고 나를 어르고 있었다.
 
 

 

누각을 나가면서 주변을 살피니
촛불을 켜지 맙시다라는 경고문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아랑의 혼을 달래기 위한 공간이다 보니
초를 많이 켜고, 또 말 못 할 속 얘기들을 풀어내는 곳이기도 한 모양이다.
 

영남루에서와 다른 밀양강의 풍경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아랑각 풍경이었다.
밀양에 자주 왔었지만 오랜만에 다시 찾은 아랑각은
이렇게 고요하고 선선하고 예쁜 풍경을 담고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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