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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영남루 주변 둘러보기 (천진궁, 박시춘 옛집, 사명대사)

민속놀이/밀양 密陽

by 청년여행 2023. 6. 2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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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루 누각을 마주 보고 한옥집 대문 같은 건물이 또 하나 들어서 있다.

넓은 마당을 사이에 두고 영남루를 마주 보고 있는 것이 뭔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 같은데, 

이름이 천진궁이라는 것을 안내판을 통해 알게 되었다.

 

밀양 천진궁 密陽 天眞宮 
경상남도 밀양시 내일동, 영남루 경내에 있는 조선시대 건축물이다.
공진관(拱振館)이라고도 하는데, 1652년(효종 3년)에 창건되었다.
단군 이래 역대 8 왕조 시조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다.
중앙 맨 윗자리에 단군의 영전,
동쪽 벽에 부여, 고구려, 가야, 고려의 시조,
서쪽 벽에 신라, 백제, 발해, 조선 시조들의 위패가 있다.
현재는 경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있다.

 

밀양에 웬 단군(檀君)인가 싶겠지만, 처음 건물이 세워진 조선시대에는 다른 용도로 사용되다가

1952년에 와서 단군봉안회에 의해 단군과 삼국의 시조왕, 고려 태조와 같은 왕조의 위패를 모시게 되었다.

 

입구에 만덕문(萬徳門)이라고 써놨다.

만 가지 덕스러움이 있는 문이라니, 아니 들어가볼 수가 없었다.

 

문을 지나니 눈앞에 바로 천진궁(天眞宮) 건물이 나타났다.

별 다른 장신구가 크게 없는 정면 3칸의 한옥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건물 크기에 비해 천진궁 현판이 생각보다 큰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건물 안을 들여다보니 단군의 초상화 같은 어진과 위폐가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절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지극히 절과 같은 종교시설의 형태를 하고는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스산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어울리지 않는 것은 왼쪽에 떡하니 걸려있는 태극기 액자였다.

어색한 느낌이 들어 건물 안으로 들어가보지는 않고 밖에서만 구경을 했다.

 

천진궁 내부는 눈으로 구경을 하고 건물 외부를 둘러봤는데

단군석상과, 도무지 내 지식정보로는 해독할 수 없는 한자비문이 세워져 있었다.

 

영남루에는 영남루만 있는 것이 아니다.

누각 주변으로 낮은 언덕과 산길이 이어지는데,

약간의 등산로와 트래킹 코스가 갖추어져 있었고, 곳곳에 구경거리도 있어서 나들이 하기에 좋다.

 

영남루 광장을 조금 벗어나면 이렇게 한쪽에 밀양 출생 작곡가 박시춘 선생의 옛집도 보존되어 있다.

실제 거주하던 집은 아닌 것 같았고,

실제 살았던 옛집 터에 초가집을 만들어 관광이 가능하게 해 뒀다.

 

작은 동산 위에 만들어진 초가집인데,

실제 사람이 살았던 흑적은 없었고 기둥도, 한지를 바른 문과 평평한 마룻바닥도,

모두 최근에 다시 만들어진 초가집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이 박시춘(朴是春) 선생이 생활했던 공간은 맞는 것 같았다.

 

소를 키웠던 외양간이 집 옆에 마련되어 있었다.

그런데 바닥에 시멘트를 발라놔서 이질감이 있었다.

짚이라도 좀 깔아 두면 소가 편하게 앉아 되새김질이라도 할텐데,

이건 뭐 까칠 거려서 소가 편하게 앉겠나 싶었다.

 

집을 지어두고 모양만 갖추었지, 관리를 하려고 만든 곳은 아닌 것 같았다.

 

집 옆으로는 동상과 박시춘 선생이 작곡한 노래의 악보가 바위에 새겨져 있었다.

나는 악보를 읽는 능력이 없어 그냥 악보 인가보다, 하고 있는데

어디에선가 음악소리가 들려와서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가만 보니, 악보 바위를 받들고 있는 바위 주변으로 스피커를 만들어 음악이 들리도록 해뒀다.

 

[박시춘 작곡 / 애소의 소야곡]

 

 

통풍구인줄 알았는데

이곳에서 음악이 계속 흘러나와 옛집터를 구경하는 내내 음악을 BGM으로 들으며 구경을 할 수 있었다.

 

박시춘 선생 옛집터를 나오면 산길로 이어지는 돌계단을 만날 수 있는데,

사명대사 동상이 내려다보는 길이라, 80m를 따라 올라가면 사명대사를 만날 수 있다고 안내되어 있었다.

 

가파르지 않은 낮은 언덕길이지만, 조금만 올라도 산기슭을 올라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쉽게 만나지 못하는 연리지 나무도 산책길에 만나볼 수 있었다.

나무가 이렇게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이 신기했다.

 

나무 앞에는 작은 벤치도 있었는데 연리지 나무와 어울리는 하트 벤치였다.

실제로 연세가 지긋한 부부가 벤치에 앉아 밀양 시내 풍경을 보며 주말을 보내고 계셨다.

 

사명대사는 본래 법명(法名)이 유정인데 당호(堂號)인 사명당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사명대사'라는 이름은 '사명당' 당호의 존경의 뜻을 담고 있다.)

승려의 몸이지만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 의승을 이끌고 전공을 세웠고,

전후 대일 강화 조약 등의 공훈을 세워 민족의식을 발현하는데 크게 이바지했던 승려이자 인물이다.

 

옳은 일이 아니고는 이로움을 찾지 마라.
밝은 곳에는 해와 달이 있어서 비추고, 어두운 곳에는 귀신이 있어서 다 안다.
참으로 내 것이 아니거든, 털 한올이라도 탐하지 마라.
- 왜 적장 '가토 기요마사'가 종이와 부채를 건네며, 사명대사에게 글을 요구하자 써 준 글귀 -

 

 

사명대사는 초등학교 시절에도 많이 들어본 승려의 이름이었다.

그런 사명대사가 밀양 출생이었다는 것을 안 것은 내가 성인이 되고서도 한참이 지난 후였다.

의병, 의승의 활약이 없었더라면 임진왜란의 형국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를 일이었다.

 

사명대사 동상 앞으로는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도 많이 보였는데, 그만큼 엄청 높거나 가파른 언덕은 아니었다.

5월 한낮의 태양은 따가웠지만 산책하기에 크게 덥지 않은 날씨였다.

 

밀양과 연관이 있는 다양한 문화재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가장 먼저 보였던 것은 밀양아리랑이었는데, 대한민국 3대 아리랑 중에서 가장 신명 나는 곡조를 가진 아리랑이다.

 

밀양 아리랑이 나에게는

밀양 무형문화재 법흥사물놀이, 감내게줄당기기, 또 밀양 백중놀이를 통해

자주, 또 가까이에서 듣고 보는, 너무나 익숙한 곡조이기도 했다.

 

옛날 밀양 읍성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 모양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내가 자주 거닐고 오가는 거리가 예전 밀양읍성의 주요 거리였고 부락이었다고 생각하니,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런 오래된 사진을 마주하면 한참을 서서 자세히 사진을 관찰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다하는 편이다.

어떨 때는 영화나 드라마 보다도 더 많은 이야기가 있는 사진 한 장을 마주할 때가 있다.

 

밀양의 오래된 사진을 보고 여러 생각에 잠겨 있는데

갑자기 우리 할머니, 외할머니가 보고 싶어졌다.

 

조선 전기시대 유명한 문신이었던 김종직도 밀양 출신이다.

비록 무오사화(1498년)의 단서를 제공했다고 해서 부관참시를 당하는 인물이기는 하나,

조선 전기 훈구파에 대항한 정치세력이었던 '사림파'의 영수라는 명예가 늘 따라다니는 인물이다.

 

퇴계 이황은 밀양 사람은 아니었지만 영남루에 다녀가고 남긴 고시가 남아 있다.

가만히 시(詩)를 읽으며 잠시나마 이황, 김종직과 같은 고위 관료들과도 교감을 해봤다.

 

영남루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아랑이에 대한 이야기

아랑 전설에 관한 내용도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대서사시, 아랑이에 대한 전설, 그 이야기

옛날 사람들은 넷플릭스나 유튜브가 없어도 충분히 전설과 이야기로 콘텐츠를 만들어 내었다.

 

[민속놀이/밀양 密陽] - 밀양의 아랑(阿娘) 설화, 전설, 혹은 이야기

 

밀양의 아랑(阿娘) 설화, 전설, 혹은 이야기

아랑 阿娘 밀양은 밀양 아리랑으로 유명한데, 아랑(阿娘)은 밀양 아리랑 가사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이다. 아랑이의 본명은 윤정옥(尹貞玉)인데 한양에서 부임한 밀양 부사(府使)의 딸이며, 절세

mytripstory.tistory.com

 

사명대사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내용도 있었다.

천천히 승려 사명대사에 대해서 알아봤는데,

사명대사의 손글씨를 보면서, 그 필체에서 참 정감이 가는 분이시구나, 싶었다.

 

사명대사 공원에서 바라본 밀양시내와 밀양강의 모습

푸른 나무 사이로 보이는 모습이 훨씬 더 밀양스럽고 밀양강스러웠다.

초목이 만들어 주는 시원한 그늘에 앉아 물을 마시며 나도 잠시 휴식을 취했다.

 

다시 영남루가 있는 마당 쪽으로 내려가기 위해 돌계단을 내려왔다.

계단을 오를 때는 몰랐는데, 시원시원하게 뻗은 대나무 숲이 눈에 들어와서 잠시 발길을 멈춰 섰다.

 

영남루, 대나무숲, 그리고 아랑의 전설!

그런 의미에서 참 잘 어울리는 대나무 숲이 꼭 있어야 할 곳에 있어주었다.

 

돌계단을 다 내려와서 영남루로 향하지 않고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다음 장소로 이동을 했다.

 

눈앞에 양갈래 길이 나타나는데

완만한 오르막길은 무봉사 절로 가는 길이다.

그 길로 가지 않고, 문화관광안내소를 끼고 오른쪽으로 난 내리막 길을 따라 아랑각으로 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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